유가와 금리에 함께 흔들리는 반도체주
9월 14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하루 만에 5.86% 내렸고, 브렌트유는 배럴당 105달러 위에서 마감했으며,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를 넘었다. 유가와 금리가 반도체주에 닿는 다섯 갈래 길을 할인율, 물가와 연준, 공장의 전기, 칩 수요, 한국의 환율과 국채 순으로 짚고, 반대로 반도체로 돈이 몰린 날까지 맵 하나에 담았다.
브리프 전문
9월 14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하루 새 5.86% 떨어졌다. 같은 날 브렌트유는 배럴당 105달러 위에서 마감했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를 넘었다. 유가와 금리가 반도체주에 닿는 길은 하나가 아니다. 할인율, 물가와 연준, 공장의 전기, 칩을 사는 쪽의 돈, 한국 시장의 환율과 국채를 차례로 짚고, 반대로 돈이 몰린 날도 함께 살펴본다.
할인율의 길#
먼 미래 이익일수록 금리에 약하다
주가는 앞으로 벌어들일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값이다. 금리가 오르면 미래 이익을 더 많이 깎아야 하고, 이익이 먼 미래에 몰린 종목일수록 주가가 크게 떨어진다. 반도체주에는 데이터센터 투자와 새 공정에서 몇 년 뒤에 나올 이익에 대한 기대가 많이 반영돼 있다. 그래서 금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오르면 반도체주가 먼저 흔들린다.
2022년에 한 번 겪었다#
기준금리 4.25%포인트 인상, 반도체지수 35.83% 하락
2022년 연준은 일곱 차례에 걸쳐 금리를 올려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0~0.25%에서 4.25~4.50%로 끌어올렸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2021년 말 1.51%에서 2022년 말 3.88%로 올랐다. 나스닥 자료에 따르면 같은 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5.83% 내렸다. 다른 요인도 겹친 해라 금리 효과만 따로 떼어 보기는 어렵다.
10년물 5%라는 선#
9월 14일 장중 3년 만에 넘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9월 14일 장중 한때 5%를 넘어 2023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이 선을 뚫었고, 4.996%로 마감했다. 정책금리에 민감한 2년물은 4.666%, 30년물은 5.354%였다. 서울경제는 5%를 증시 심리를 크게 누를 수 있는 심리적 저항선이라고 소개했다.
유가가 금리로 번지는 길#
물가, 그리고 연준의 선택
기름값은 휘발유 가격과 운송비를 거쳐 곧바로 물가에 반영된다. 물가가 다시 오르면 연준은 금리를 내리기 어려워지고, 올해처럼 금리 인상을 저울질하기도 한다. 시장은 그 가능성을 미리 가격에 반영하기 때문에 국채금리가 먼저 뛴다. 유가가 오르는 날 반도체주가 할인율의 길을 통해 한 번 더 영향을 받는 이유다.
배럴당 100달러를 넘은 유가#
홍해의 해협과 사우디 송유관
이란과의 전쟁이 다시 격해지면서 브렌트유는 하반기에만 약 30% 올라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다. 예멘 후티 반군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장악하자 WTI는 하루 새 6.69% 뛰었다. 호르무즈 해협을 돌아가는 사우디 동서 송유관도 11일 드론 공격으로 가동을 멈췄고, 14일 브렌트유 11월물은 105.68달러에 마감했다.
8월 미국 소비자물가#
에너지 한 달 새 2.1% 상승
미국 노동통계국이 9월 11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는 전월보다 0.4%, 1년 전보다 3.4% 올랐다. 에너지 지수는 한 달 새 2.1% 올랐고, 3.9% 뛴 휘발유가 전체 상승분의 3분의 1 넘게 차지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뺀 근원 물가도 전월 대비 0.3% 올라 시장 예상치인 0.2%를 웃돌았다.
연준은 멈출까, 올릴까#
9월 15~16일 FOMC
연준은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0~3.75%로 묶었지만, 위원 세 명은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의사록에는 중동 분쟁 이후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올랐다는 내용이 담겼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14일 시장이 본 이번 회의의 인상 확률은 90%를 넘었다. 금리를 올리면 2023년 7월 이후 처음이다.
공장이 쓰는 전기#
에너지 가격이 비용으로 넘어오는 길
반도체 공장은 클린룸과 장비를 쉬지 않고 돌리기 때문에 전기를 많이 쓴다. 발전 연료값이 뛰면 시차를 두고 전기요금도 따라 오르고, 늘어나는 공장에 맞춰 전력망을 새로 까는 비용도 누군가 부담해야 한다. 다만 전기요금이 원가에서 차지하는 몫은 회사와 공정마다 달라서, 유가가 오른 만큼 이익이 줄어든다고 바로 계산할 수는 없다.
산업용 전기요금 75.8%#
2022년 1분기부터 2024년 4분기까지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산업용 전기요금은 2022년 1분기 kWh당 105.5원에서 2024년 4분기 185.5원으로 75.8% 올랐다. 같은 기간 주택용은 37.0%, 일반용은 31.4% 올랐다. 전기를 많이 쓰는 업종일수록 요금이 오르면 원가 부담도 곧바로 커진다.
전기요금 25조 원을 미리 내라는 제안#
전력망 비용은 누가 낼까
서울경제 사설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앞으로 5년 치 전기요금 25조 원을 미리 받아 전력망을 짓는 방안을 내놨고, 삼성전자에 20조 원, SK하이닉스에 5조 원이 거론됐다. 두 회사는 중장기 재무 부담을 이유로 참여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6월 말 기준 한전의 부채는 210조 7천억 원이다.
칩을 사는 쪽의 돈#
가계 소비와 데이터센터 투자
반도체 수요는 크게 두 곳에서 나온다. 스마트폰과 PC를 사는 가계와 데이터센터를 짓는 빅테크다. 기름값이 오르면 가계는 다른 지출을 줄이고, 금리가 오르면 빚을 내서 짓는 데이터센터의 자금 비용이 커진다. 두 시장의 수요가 함께 식을 수 있다는 걱정이 실제 주문보다 먼저 이익 전망을 흔든다.
빚을 내서 짓는 데이터센터#
회사채 금리는 국채금리를 따라간다
빅테크는 데이터센터 투자금의 일부를 회사채로 마련한다. 로이터에 따르면 메타는 지난해 10월 300억 달러어치 회사채를 팔았고, 11월에는 알파벳이 175억 달러, 아마존이 150억 달러를 조달했다. 회사채 금리는 국채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정해지므로, 국채금리가 오르면 같은 설비를 짓는 데 드는 비용도 늘어난다.
같은 날 겹친 다른 악재#
9월 14일 반도체지수 5.86% 하락
9월 14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5.86% 떨어졌다. 엔비디아는 3.36%, 브로드컴은 4.77%, 마이크론은 5.25% 내렸다. 유가와 금리가 함께 오른 날이었지만, 서울경제는 AI 개발 속도를 늦추자는 주장이 업계에 퍼진 점을 주된 배경으로 꼽았다. 하루 낙폭을 두 변수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open_in_newinverseone.com/ko/stock/NVDA한국 반도체주에 더해지는 길#
원화, 국채금리, 외국인
원유를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에서는 유가가 뛰면 물가와 무역수지에 대한 걱정이 원화 약세와 국내 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원화가 약해지면 수출 기업의 원화 환산 매출은 늘지만, 달러로 투자하는 외국인은 환차손을 따진다. 한국 반도체주에는 미국 반도체주에 없는 길이 하나 더 있는 셈이다.
9월 11일의 서울#
삼성전자 3.53%, SK하이닉스 2.21% 하락
9월 11일 코스피는 1.76% 내린 6,909.91로 마감해 7,000선을 내줬다. 삼성전자는 3.53%, SK하이닉스는 2.21% 떨어졌고, 원익IPS(7.15%), 주성엔지니어링(5.43%), 피에스케이(5.60%) 같은 장비주는 더 크게 빠졌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6.7원 오른 1,345.9원이었다.
open_in_newinverseone.com/ko/stock/005930국채 3년물 4%#
2년 10개월 만에 넘은 선
같은 날 한국 국채 3년물 금리는 4.014%로 2023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4%를 넘었고, 10년물은 4.540%까지 올랐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연준이 금리를 묶기만 해도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이 한꺼번에 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코스피는 14일 3.26% 내린 6,684.37로 3거래일 연속 떨어졌다.
거꾸로 돈이 몰리는 날#
이익 전망이 버틸 때
유가와 금리가 함께 올라도 반도체주가 늘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SK증권은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두 변수가 같이 오를 때 한국에서는 IT 하드웨어와 반도체가 오히려 강했다고 분석했다. 고유가와 고금리로 소비재나 에너지 업종의 매력이 떨어질수록 이익 전망이 탄탄한 반도체로 자금이 다시 모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open_in_newinverseone.com/ko/daily9월 7일의 급등#
삼성전자 5.68%, SK하이닉스 8.26%
9월 7일 삼성전자는 5.68%, SK하이닉스는 8.26% 올랐다. 서울경제는 오픈AI의 차세대 모델 발표,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기대, 빅테크와 메모리 회사의 장기 공급 계약 전망이 한꺼번에 겹친 결과로 봤다. 코스피는 9일 7,051.64로 33거래일 만에 7,000선 위에서 마감했다. 그 주 코스피는 유가와 금리가 함께 올랐는데도 전주 말보다 3.33% 상승했다.
open_in_newinverseone.com/ko/stock/000660출처 & 관련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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