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드 20개#Korea#identity#policy#SystemDesign

휴대폰이 신분증이 된 경로

한국에서 가입 화면을 넘기려면 거의 언제나 휴대폰 번호를 넣어야 한다. 2012년에 온라인에서 주민등록번호를 받지 못하게 된 뒤, 그 빈칸을 메우려고 쌓인 본인확인기관과 인증서, 금융 실명확인, 모바일 신분증의 층을 한 장에 펼친다. 외국인이 같은 화면에서 다른 결과를 만나는 지점까지 함께 살펴본다.

브리프 전문

한국에서 가입 화면을 넘기려면 거의 언제나 휴대폰 번호를 넣어야 한다. 편의가 아니라 제도가 만든 결과다. 온라인에서 주민등록번호를 받지 못하게 되자 대체수단이 그 자리를 메웠고, 그 위에 인증서와 금융 규칙, 모바일 신분증이 층층이 쌓였다. 이 맵은 그 층을 하나씩 벗겨 지금 화면에서 벌어지는 일을 살펴본다.

주민등록번호가 빠진 자리#

금지가 만든 빈칸

한국의 온라인 본인확인은 주민등록번호를 쓰던 시절에 설계됐다. 번호 하나로 사람을 특정할 수 있어 확인은 간단했지만, 유출의 대가도 그만큼 컸다. 2012년에 인터넷에서 새로 수집하는 일이 금지되면서 그 자리에 빈칸이 생겼다. 지금 쓰는 수단들은 모두 그 빈칸을 메우려고 만들어졌다.

2012년의 금지#

신규 수집 금지와 2년의 유예

정보통신망법 개정으로 2012년 8월 18일부터 인터넷에서 주민등록번호를 새로 수집하는 일이 원칙적으로 금지됐다. 이미 가지고 있던 번호는 2년의 유예를 두고 파기하도록 했다. 당시 서비스마다 회원 데이터베이스에서 번호 칸을 걷어내는 작업이 한꺼번에 벌어졌다.

대체수단이라는 말#

번호 대신 무엇으로 확인할 것인가

법은 번호를 막는 대신 다른 수단을 쓸 길을 함께 열어 두었다. 휴대전화 인증, 아이핀, 신용카드, 인증서가 그렇게 자리를 잡았다. 대체수단이라고 부르는 까닭은 원래 그 자리에 주민등록번호가 있었기 때문이다. 수단마다 확인해 주는 범위가 달라 서비스는 위험 수준에 맞춰 하나를 고른다.

번호는 사라지지 않았다#

온라인에서 못 받을 뿐

주민등록번호 자체가 폐지된 것은 아니다. 법령에 근거가 있으면 여전히 쓰이며, 은행과 병원, 관공서 창구에서도 그대로 요구한다. 금지된 것은 근거 없이 온라인에서 새로 받아 두는 일이다. 그래서 같은 사람을 화면에서는 휴대폰으로, 창구에서는 번호로 확인하는 이중 구조가 남았다.

본인확인기관이라는 지정석#

확인해 줄 자격을 가진 곳

대체수단이 성립하려면 누군가는 이 사람이 맞다고 보증해야 한다. 아무나 보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지정을 받은 기관만 할 수 있다. 지정받은 곳만 주민등록번호를 계속 다룰 수 있고, 다른 서비스는 그곳의 확인 결과를 빌려 쓴다. 이 구조가 한국 본인확인의 실제 중심이다.

지정하는 쪽#

방송통신위원회와 정보통신망법 제23조의3

본인확인기관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지정한다. 근거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3조의3이다. 지정을 받으면 대체수단을 발급하고 관리할 수 있으며, 그 대가로 안전성과 기술 요건을 심사받는다. 지정 여부가 곧 시장 진입 여부이므로 심사 자체가 정책 수단이 된다.

통신사가 앉은 자리#

번호와 명의를 이미 들고 있는 쪽

이동통신사는 가입할 때 신분증으로 명의를 확인하고, 이후에도 그 번호를 계속 관리한다. 본인확인에 필요한 재료를 이미 갖춘 셈이어서 대체수단 가운데 가장 널리 쓰인다. 화면에서 휴대폰 인증을 고르면 그 뒤에서 통신사가 이름과 생년월일이 맞는지 확인한다. 번호를 잃으면 확인 경로도 함께 잃는다.

open_in_newdontpanickorea.com/en/guides/how-to-get-a-korean-phone-number-as-a-foreigner

아이핀과 신용카드#

번호 없이 확인하려던 두 갈래

아이핀은 주민등록번호 대신 쓰도록 만든 인터넷용 식별 수단이다. 신용카드 인증은 카드사가 이미 확인해 둔 명의를 빌려 쓴다. 둘 다 휴대폰이 없거나 휴대폰 명의가 본인이 아닌 사람에게 남은 우회로다. 다만 발급과 관리가 번거로워 실제 화면에서는 선택지 아래쪽에 놓일 때가 많다.

인증서가 갈라진 날#

하나였던 것이 여럿이 됐다

2020년 12월 10일에 전자서명법 전부개정이 시행되면서 공인인증서의 법적 우월 지위가 사라졌다. 하나로 강제되던 자리가 열리자 인증 수단도 여러 갈래로 나뉘었다. 이름과 발급처, 저장 위치가 제각각이어서 사용자는 지금도 무엇을 고를지 화면 앞에서 멈춘다.

공인에서 공동으로#

지위는 사라지고 이름이 바뀌었다

기존 공인인증서는 없어진 것이 아니라 공동인증서라는 이름으로 계속 발급된다. 달라진 점은 법이 더 이상 그것만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른 수단과 같은 줄에 서게 됐을 뿐, 은행과 관공서에서는 여전히 쓰인다. 이름이 바뀐 사정을 모르면 둘이 서로 다른 물건처럼 보인다.

금융인증서#

기기가 아니라 클라우드에 둔다

금융결제원이 2020년 12월에 내놓은 인증서다. USB나 하드디스크에 파일로 저장하던 방식과 달리 발급기관의 클라우드에 보관하고 필요할 때 꺼내 쓴다. 기기를 바꿔도 옮길 필요가 없다는 것이 실제 차이다. 은행 화면에서 공동인증서와 나란히 놓여 있어 자주 헷갈린다.

간편인증#

민간 앱이 인증서를 대신한다

카카오나 네이버, 통신사 앱처럼 이미 쓰고 있는 앱을 인증 수단으로 삼는 방식이다. 공공 웹사이트에서도 쓸 수 있어 정부24 같은 곳에서 앱 알림을 눌러 로그인한다. 사용자가 별도 파일을 관리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 앱 계정의 보안이 곧 인증의 보안이 된다.

금융은 규칙이 따로 있다#

확인 한 번으로는 계좌가 안 열린다

금융거래에는 실명확인이라는 별도의 요건이 붙는다. 온라인 본인확인을 통과했다고 해서 계좌가 열리지는 않는다. 창구에 가지 않고 계좌를 트려면 금융위원회가 정한 방식을 겹쳐서 써야 한다. 이 규칙이 한국 핀테크 가입 화면의 모양을 정했다.

open_in_newdontpanickorea.com/en/guides/how-to-open-a-bank-account-in-korea-as-a-foreigner

다섯 가지 중 둘 이상#

비대면 실명확인의 기본 문법

2015년 12월부터 창구에 가지 않고도 계좌를 열 수 있게 됐다. 조건은 신분증 사본 제출, 영상통화, 접근매체를 전달하면서 하는 확인, 이미 있는 계좌를 이용한 확인, 그리고 이에 준하는 방식 가운데 두 가지 이상을 겹쳐 쓰는 것이다. 앱 가입 절차가 유난히 여러 단계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1원 송금이 하는 일#

계좌를 확인 수단으로 되쓴다

앱이 내 계좌로 1원을 보내고 입금자명에 적힌 글자를 되묻는 절차는 다섯 가지 가운데 이미 있는 계좌를 이용한 확인에 해당한다. 그 계좌를 열 때 이미 실명확인을 거쳤으므로 그 결과를 빌려 오는 셈이다. 첫 계좌는 열기 어렵고 두 번째부터 쉬워지는 구조가 여기서 나온다.

마이데이터가 바꾼 것#

확인에서 연결로

2022년 1월에 본인신용정보관리업이 전면 시행되면서 흩어진 금융 정보를 한 앱에 모아 볼 수 있게 됐다. 여기서 본인확인은 문을 여는 절차에 그치지 않는다. 어느 기관의 정보를 누구에게 넘길지 정하는 동의의 출발점이 된다. 확인의 목적이 신원에서 권한으로 넘어간 지점이다.

외국인이 걸리는 자리#

같은 화면, 다른 결과

이 구조는 주민등록번호를 가진 사람을 기본값으로 삼아 만들어졌다. 외국인등록번호는 형식이 비슷하지만, 받아 주는 시스템과 받아 주지 않는 시스템이 갈린다. 그래서 한국에 사는 외국인은 같은 가입 화면에서도 다른 결과를 만나며, 어느 단계에서 막혔는지 화면만 보고는 알 수 없다.

휴대폰 명의부터 막힌다#

확인의 출발점이 통신 가입이다

휴대폰 본인확인은 그 번호의 명의가 본인일 때만 작동한다. 회사나 가족 명의로 개통한 번호는 이름이 맞지 않아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는다. 도착한 지 얼마 안 된 사람이 가장 자주 걸리는 지점이며, 문제는 인증 화면이 아니라 통신사 대리점에서 해결된다.

open_in_newdontpanickorea.com/en/guides/how-to-pass-identity-verification-in-korea

모바일 외국인등록증#

2025년에 열린 통로

법무부가 2025년 1월 10일부터 모바일 외국인등록증 발급을 시작했다. 출입국 관서에서 신청한 뒤 행정안전부의 모바일 신분증 앱에서 받는 방식이다. 실물 카드를 꺼내지 않고 신분을 보일 수 있게 됐다. 이 통로가 넓어질수록 확인의 출발점은 통신사에서 국가가 발급한 신분증 쪽으로 옮겨간다.

open_in_newdontpanickorea.com/en/guides/how-to-get-your-alien-registration-card-in-korea

출처 & 관련 링크

이 맵을 실제로 만들려면

브리프를 끝까지 읽고 나면 다음 질문은 대개 '그래서 우리 쪽에서는 이걸 어떻게 만드나'입니다. 위플은 이런 구조를 짧게 끊어 만들어 주는 외주 개발 스튜디오입니다. 이 페이지 링크를 그대로 첨부해 문의하면 됩니다.

개발 문의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