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드 19개#AI actors#right of publicity#de-aging#deepfakes#voice rights

배우의 얼굴과 목소리를 쓰는 조건

AI로 배우의 얼굴과 목소리를 쓰는 일은 동의가 있으면 연출이고, 없으면 도용이다. 디에이징과 도용 사례, 목소리를 퍼블리시티권의 보호 대상으로 본 도쿄지법의 첫 판결, 일본 법무성 지침, 한국 부정경쟁방지법의 음성 조항, 디지털 DNA 등록을 나란히 놓고 아직 정해지지 않은 요건을 짚었다.

브리프 전문

일본 도쿄지방법원은 2026년 9월 30일, 사람의 목소리도 초상처럼 퍼블리시티권의 보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처음 판단했다. 같은 기술이 동의를 받으면 연출이 되고, 동의가 없으면 도용이 된다. 이 맵은 그 경계를 정하는 장치가 지금 얼마나 갖춰졌는지 살핀다.

동의를 받은 쓰임#

본인이 젊은 시절을 연기하는 디에이징

디에이징은 배우의 노화를 지워 젊은 시절을 본인이 연기하게 하는 기술이다. 한겨레는 이 기술을 영상 제작에서 가장 자주 쓰이는 AI 활용 사례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아래 두 사례는 배우 본인이 촬영에 참여하고 결과물을 받아들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카지노」(2023)#

최민식의 30대 얼굴을 다시 입혔다

2023년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카지노」는 주인공 차무식의 30대 시절을 최민식이 연기한 뒤, 최민식이 30대에 출연한 영화 속 얼굴을 덧입혔다. 배우 본인이 연기하고 그 배우의 예전 얼굴을 다시 쓴 경우다.

「스캔들」(2026)#

손예진의 10대를 본인 얼굴로 재현

2026년 9월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스캔들」은 손예진이 연기한 인물의 10대 시절을 디에이징으로 표현했다. 손예진은 9월 29일 인터뷰에서 "10대, 20대 시절을 제 모습으로 연기한다면 보시는 분들도 훨씬 더 몰입해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동의 없는 쓰임#

본인 몰래 복제한 얼굴과 목소리

같은 기술을 당사자 동의 없이 쓴 사례도 이어진다. 출연한 적 없는 배우의 얼굴로 영화를 만들거나 남의 얼굴과 목소리로 광고를 만든다. 방송인 이지혜는 8월, 자신의 얼굴과 목소리를 복제한 AI 영상으로 제품을 파는 가짜 광고가 돌고 있다고 직접 알렸다.

open_in_new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1280791.html

단편 영화 「검침원」#

출연한 적 없는 염혜란

2026년 3월 유튜브에 공개된 단편 영화 「검침원」은 AI로 등장인물의 얼굴과 목소리, 표정을 염혜란처럼 구현했다. 염혜란은 출연한 적이 없고, 본인과 소속사의 동의도 없었다. 영화는 결국 유튜브에서 내려갔다.

팬들이 만드는 조합 드라마#

돈벌이가 아니어도 벌어지는 도용

한 매니지먼트 회사 관계자는 한겨레에 팬들이 원하는 배우를 조합해 로맨스 드라마를 만들며 놀기도 한다며, 소속사가 이를 하나하나 찾아 법적으로 제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도용이 늘 돈벌이 목적으로만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일본의 첫 판결#

목소리도 퍼블리시티권으로 보호

도쿄지법 사건의 원고는 애니메이션 「주술회전」 등으로 알려진 성우 쓰다 겐지로다. 2024년 7월부터 2025년 9월까지 한 틱톡 계정이 쓰다의 목소리와 비슷한 AI 내레이션을 붙인 도시전설 영상을 188편 올렸다. 팔로워는 약 21만 명이었다. 쓰다 측은 2025년 11월 틱톡 운영사에 영상 삭제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open_in_newwww.itmedia.co.jp/news/article/2609/30/2000001892

재판장의 판시#

목소리는 초상과 같은 인격의 상징

다카하시 아야 재판장은 "사람의 목소리는 초상과 마찬가지로 개인의 인격의 상징"이라고 판시했다. 실연자의 목소리에 상품 판매 등을 이끄는 고객흡인력이 있고 오로지 그 힘을 이용할 목적으로 무단 사용하면 퍼블리시티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봤다.

삭제 청구는 기각#

계정과 영상은 이미 사라졌다

다만 삭제 청구는 기각했다. 게시자가 2026년 5월 29일 계정을 지웠고, 영상 데이터는 6월 28일 운영사 서버에서 사라졌다는 이유다. 틱톡 측은 문제의 음성이 "보편적인 남성의 목소리"이고, 게시자가 친구의 목소리를 AI에 학습시켰다고 반박했다. 마이니치신문 등은 게시자가 조회수에 따른 보상으로 월 50만~75만 엔을 벌었다고 보도했다.

법무성 해석 지침 (8월 7일)#

본인으로 오해하게 하지 않는 성대모사는 침해가 아니다

판결에 앞서 일본 법무성은 2026년 8월 7일, 퍼블리시티권의 보호 대상에 목소리도 들어간다는 해석 지침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다. 생성 AI로 인기 성우의 목소리를 흉내 낸 음성을 만들어 SNS 영상으로 수익을 내면 권리 침해일 수 있다고 봤다. 성대모사는 흉내임을 숨겨 시청자가 본인으로 오해하게 만들지 않는 한 침해가 아니라고 정리했다.

한국의 부정경쟁방지법 타목#

조문에 "음성"이 이미 들어 있다

한국 부정경쟁방지법은 2021년 12월 7일 개정으로 제2조 제1호 타목을 새로 두었고, 이 조항은 2022년 6월 8일부터 시행됐다. 타인의 성명, 초상, 음성, 서명 등을 무단으로 써서 그 사람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정한 조항이다. 조문에 "음성"이 이미 들어 있다.

open_in_newwww.law.go.kr/lsInfoP.do?lsId=000308&ancYnChk=0

디지털 DNA 등록#

동의를 바탕으로 얼굴과 움직임을 기록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은 2026년 9월 10일 한국디지털디엔에이센터(KDDC)와 디지털 DNA 등록 업무 협약을 맺었다. 배우 본인의 사전 동의를 바탕으로 얼굴과 신체, 표정, 움직임을 기록하고 관리하는 체계다. 분쟁이 나면 그 데이터가 누구 것인지,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당사자가 어디까지 허락했는지를 보여 주는 자료가 중요하다고 노조는 설명했다.

open_in_newsports.khan.co.kr/article/202609111531003

단체교섭#

대부분의 연기자는 협상력이 약하다

노조는 국내 콘텐츠 사업자들과의 단체교섭에서 AI 관련 연기자 보호 조치도 논의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연기자가 제작사나 캐스팅 디렉터와의 계약에서 협상력을 갖기 어렵다고 말했다.

사람이 아닌 배우#

누구의 얼굴이 아니라 누구의 자리

파티클6가 만드는 코미디 영화의 AI 배우 틸리 노우드를 두고, 할리우드에서는 배우로 인정할 수 없다는 반응과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노우드는 9월 CNN 인터뷰에서 "저는 (인간의) 적이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즉석 연기 지시는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이 사례는 누구의 얼굴을 쓰느냐가 아니라 사람 배우의 자리를 무엇이 채우느냐를 묻는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

판결과 조항이 남긴 빈칸

판결과 조항, 등록 제도가 생겼지만 어디까지를 침해로 볼지 정하는 세부 기준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일본 판결은 일반론에 머물렀고, 한국 조항은 널리 알려진 사람과 영업 목적을 요건으로 삼으며, 디지털 DNA 등록은 권리를 새로 만들지 않고 증거를 남긴다.

얼마나 닮아야 침해인가#

도쿄지법이 남긴 빈칸

도쿄지법의 판단은 일반론이다. 어떤 목소리가 얼마나 닮아야 침해인지는 이번 판결로 정해지지 않았다. 법원은 삭제 청구를 기각하면서 이번 영상이 실제로 권리를 침해했는지도 판단하지 않았다.

"널리 인식"과 "영업을 위하여"#

무명 배우와 팬 영상은 어디에

한국 조항은 "국내에 널리 인식"과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를 요건으로 삼고, 공정한 상거래 관행에 반하는 방법일 것도 요구한다. 무명 배우의 얼굴이나 팬들이 놀이로 만든 영상이 여기에 해당하는지는 조문만으로 답이 나오지 않는다.

등록은 증거를 남길 뿐#

새 권리가 생기지는 않는다

디지털 DNA 등록은 증거를 남기는 장치이지 권리를 새로 만드는 장치가 아니다. 노조 관계자도 등록했다고 새로운 법적 권리가 자동으로 생기거나 분쟁에서 본인임이 자동으로 인정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출처 & 관련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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